'미움받을 용기' 감상 인문·사회

어느날 갑자기 친구가 책을 하나 추천했다. 제목은 '미움받을 용기'. 나는 제목으로부터, 모두와 친할 수는 없으니 사람들한테 너무 맞추지 말고 주관대로 살라는 내용일 것으로 예상했다. 혼자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봤으면 나는 이미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으니 굳이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안봤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가볍게 추천할 친구가 아니었기에 전자책으로 사서 읽었고 내 예상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예상한 내용은 책 전체 중 사소한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책을 반쯤 읽는 동안 그 내용은 전혀 등장하지 않은 반면 아들러의 목적론이 담고 있는 매우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내용을 트라우마를 비롯한 각종 사례를 곁들어 설명하는 것이 무척 쉽게 읽혔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딱딱하지 않아 좋았다. 책 제목을 잘못 지은게 아닐까? 책 전체의 주제에 비해 제목이 너무 국소적인 부분을 가리킨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 1위가 된 것이 자극적인 제목 덕분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내 경우는 아니다. 결국 책의 중반부를 지나 내가 추측한 내용이 등장하긴 했지만 결론은 같아도 그 근거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나라면 주관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모두와 친하게 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논리를 전개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사람의 기대를 충족하려는 인정욕구에서 해방되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고 자유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에 적극 동의한다.

나는 내 삶의 방식에 나름 만족하며 살아왔고 이 책에서 권하는 생활양식의 50% 이상은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론적 기반 없이 직·간접적 경험과 직관을 토대로 사는 방식을 결정해왔기에 내가 만족할 만큼 명확한 선택 기준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내 삶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면서도 목적론적 추론을 하곤 했는데 좀 더 정확히, 그리고 확신을 갖고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서평을 보면 비현실적이라는 글도 많이 보인다. 그것은 이 책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상의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는 모든 경우에 모든 사람들에 대해 최상의 해결책을 실행할 필요는 없다. 내가 납득이 가는 선에서 필요에 따라 적절히 쓰면 되는 것이다. 또한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슨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데에도 좋은 지혜를 담은 내용이다.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서는 이 책 외에 접한 적이 없어 평할 수 없다. 이 책을 감수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감수 및 추천의 말' 중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감상을 마무리한다.

일단 이론적 기반이 탄탄하다. 심리학 전공자들도 그리 자세히 알지 못하는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개인심리학'에 기초해 '인생의 과제', '인정욕구', '과제의 분리', '타자공헌', '공동체 감각'과 같은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을 단순한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20세기 초반의 아들러 이론을 21세기를 사는 독자들이 알아서 자기 삶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이 책의 공저자 중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의 탁월한 해석 덕택에 아들러의 이론은 오늘날 살아 있는 일상의 언어로 되살아난다.

--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감수 및 추천의 말' 中


Perfection and Perception 인문·사회

https://purluno.wordpress.com/2015/05/09/perfection-and-perception/

## Perfection

나는 무언가를 만들 때 그것의 예술적 완전성을 추구한다. 그러나 활용할 수 있는 자원[^1]은 한정적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완벽[^2]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완벽함에 가까워질수록 필요한 자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걸 알기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시도했다가 과도한 자원 소모로 곤란을 겪고 좌절하기도 한다. 이것이 학습된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어떤 부분에서는 내 한계를 인정하고 무기력을 극복해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우리에게 성장과 진보가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꿈이나 이상을 추구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단지 내 한계를 잘 알고 쾌감[^3]에 너무 빠지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 Perception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넓게 관찰함으로써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이 신념을 가질 때 편협해지기 쉽듯이 목표 지향이 과하면 인지 범위를 좁혀서 편협해질 수 있다. 인지는 통찰을 부르고 통찰은 판단력, 창의력, 지혜의 중요한 원천이다.

[^1]: 시간, 재능, 컨디션, 환경 등
[^2]: 이조차도 보통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주관적인 완벽함에 불과하다. 객관적 완벽함, 즉, **true perfection**은 흔치 않다.
[^3]: 성취감, 과시욕, 타인의 기대에 부응함으로써 얻는 만족감 또는 안정감 등을 포함한다.

One Day More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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